을지로 3가 면식기행

Posted 2008. 8. 19. 10:1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이 글은 펜 동호회 회원이신 김상묵 님의 글을 퍼온 것 입니다.
원래 면식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나, 오랜만에 면에 대한 글을 보다보니 입에 침이 고여서 오늘은 점심에 짬뽕을 먹고 왔습니다. 물론 여기 나온 중국집은 '굴'짬뽕인데 지원이랑 저랑 둘 다 굴은 싫어 하기 때문에 가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다른 집들중에 최소한 한두곳은 다음에 한국 가서 꼭 들려 보고 싶습니다.

을지로3가역 근처에 위치한 연구소에 자주 들리게 되면서 가 본 근처의 면요리로 유명한 식당들입니다.


을지면옥
을지로3가역 5번출구
평양냉면으로 서울에서 열손가락안에 든다는 집입니다. 주로 나이드신 단골 어른신들이 많이 오시는 듯합니다.
대한극장 뒷편의 필동면옥, 의정부 평양면옥이 이곳과 혈연관계(남매지간)라고 하는데 정확한 촌수는 확실치 않습니다.
고추가루와 파가 뿌려져 나오는 육수맛이 깔끔합니다. (필동면옥도 마찮가지로 고추가루를 뿌림)


동경우동
을지로3가역 8번출구
을지로연구소에 오면서 파카51님 덕분에 알게 된 집이지만, 제 주위에도 이미 10년넘게 단골인 사람이 있더군요.
저는 항상 오뎅우동과 튀김우동사이에서 고민을 하지만, 요즘은 워낙 더워서 여름에만 하는 냉메밀 곱배기 한판 덕분에 선택의 고민을 덜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평균이상의 훌륭한 국물맛이 일품


우래옥
을지로4가역 4번출구
진한 육수맛이 인상적인 평양냉면집입니다. 인테리어 및 종업원 서비스만큼이나 값도 비쌉니다. 예전에 이곳 우래옥 주방장님이셨던분이 최근에  방이동 벽제갈비의 자매브랜드인 봉피양에 근무하시면서 방이동 봉피양 냉면이 최고라는 말이 있긴 합니다만 여전히 손가락에 꼽을 만한 집임에는 변함없는 듯합니다.
언젠가 평양 옥류관 냉면을 한번 먹어 보는게 소원이긴 한데, 그곳은 육수를 꿩대신 닭이라고 닭고기육수를 쓴다고 합니다.


춘천막국수
을지로4가역 1번출구
가장 최근에 펜후드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우르르 몰려가서 특곱배기를 시켜먹은 집 (특과 보통의 다른 점은 닭고기가 들어가냐 아니냐의 차이)
개인적으로는 육수를 넣어가며 비벼먹는 춘천식보다 물냉면처럼 먹을수 있는 봉평막국수를 더 좋아하긴하지만 함흥냉면과는 다른 특유의 맛이 춘천막국수에는 있는 듯합니다.


안동장
을지로 3가역 10번 11번출구 사이
중국집입니다. 종업원들이 자기들끼리는 중국말로 대화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샤근샤근한 서비스는 기대 안하는게 좋습니다.
중국집 메뉴의 영원한 라이벌 짜장면-짬뽕의 딜레마는 이곳에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짬뽕시키면 됩니다. 진한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여지 까지 제가 먹어본 짬뽕중에 세번째로 맛있는 집이였습니다.
사실 짬뽕이라는 것이 재료비만 아끼지 않으면 정말 맛있는 메뉴이긴 한데 동네의 평범한 중국집에서는 육수부터 해서 맘에 별로 안들기 마련인데 이곳은 육수부터 풍성한 해물까지 정말 먹을 만한 짬뽕을 만듭니다.


다음주쯤에 을지로 연구소에 갈때는 충무로쪽 칼국수집에 가자고 해볼 요량입니다.


D-7

Posted 2008. 8. 19. 03:10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정확히 1주일 남았군요.
이제 1주일후 이시간 쯤이면 제 아내는 디트로이트에 있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1주일하고 몇시간 뒤 쯤이면 필라델피아에서 재회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대가 많이 됩니다.
정말 아내와 제가 만날 그 날이 기대가 됩니다.
어떻게 변했을지도 정말 궁금합니다.
무려 8월 15일에 미장원 다녀 왔다고 하면서도 사진을 안 보내 주는것으로 보아 깜짝 놀라게 해 주려는 걸까요? (이런 부분에서는 울 색시는 참 게으릅니다.) 암튼 한시간이라도 빨리 보고픈 마음 여러분은 아시련가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조금 아프더라도

Posted 2008. 8. 15. 13:30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만년필을 산 다음에 내가 마음 먹은것은 내 글씨를 바꿔 보겠다는 것 이었다.
처음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 졌다고 생각 하긴 하지만, 아직 까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한글을 쓸 때 더 어렵다. 영어는 참 단순한 알파벳 아니던가? 어짜피 알파벳 하나씩 적어 내려가다 보면 단어가 되고, 그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된다. 그러나 한글은 참 오묘하다. 특히 'ㅎ'같은 녀석을 밭침이 있는가, 밭침이 없어도 '하'라고 적을때와 '호', '후'를 적을때 모두 크기가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매번 글짜의 크기를 일정하게 맞추지 못해 엉망 진창이 되곤 한다. 그런데 최근에 배운 사실중에 글씨를 이쁘게 쓰기 위해서 바른 자세를 잡으라고 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중에 겨드랑이를 가급적 붙이지 말고 손목이 아닌 팔 전체로 글을 적어 내려가라고 했다. 문제는 내가 그렇게 적어 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완전히 자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세를 잡을때 마다 어께에 통증이 온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위에서 아래로 긋는 선이 팔을 조금 겨드랑이에서 떨어 트렸을 뿐인데도 더 바르게 내려온다는 사실이다. 이 작은 사실이 나에게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준다. 조금 힘들더라도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30년이 넘도록 만들어온 습관에서 벗어 나는것이 어디 그리 쉽겠냐 하는 것이다.

이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대한민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 '빨리빨리'다. 일단 후다닥 해 보고, 안되면 말지 하는 어쩔떄는 도움이 되지만, 어쩔때는 독이되기도 하는 특성이다. 오늘도 나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 몇일전에 사온 만년필에 이상이 보이기에, 정확하게 요령을 배우지 않은 상태로 대충 알아낸 대로 만년필을 분해 하다가 부셔 버린 것이다. 과연 내가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익힌 다음에 고치기 시작 했으면 만년필이 부서 졌을까? 이제 대한민국이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먼져 울 대통령 부터 빨리빨리 밀어 붙이는 버릇부터 좀 고치셨으면 한다. 혹여나 자기가 생각하는거 다른 사람들이 방해 할까봐 마치 경마장의 경주마 처럼 옆을 보지 못하고 앞만보게 하고 달려가듯 채칙질을 해 대신다. 중요한 일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하고 좀 더 고민하고, 자신이 믿는 것이 정말 나라를 위한 것이라 하면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 내야 하는것 아닌가?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이 없어서 그런것 일까? 본인이 생각해도 시간 끌면 본인의 생각이 어리석은 생각이란게 들킬까봐 그런것일까? 그런게 아니라면 좀 더 마음을 열고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는건 어떨까? 비록 평생 안 해 본 것이라 힘들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다보면 내 악필이 조금씩 바뀌면서 편하게 글 쓰게 되듯이 당신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금만 마음을 여유있게 살아보기 바란다. 불쌍한 대통령이시여. 단지 이 말을 듣지도 못할꺼 같고, 들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을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난 내 말을 하고 싶다. 난 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워싱턴에서 데리고 온 만년필들

Posted 2008. 8. 12. 08:5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오늘 드디어 만년필 사진을 찍어서 올려본다.
토요일에 총 3개의 만년필이 내 손에 들어왔다.
그중 두개는 워싱턴에서 열린 PEN SHOW에서 직접 구매 해 온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미국 Fountain Pen Network란 곳에서 중고로 구매 한 제품이다. 지난번에 ebay에서 온 제품은 생각 보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한국에 가면 수리를 받으려고 한다. 안되면 미국내 AS센터로 보내야 할 듯 싶다. (참고로 미국내 AS센터는 우리집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거리인데 직접 AS를 받아 주는지는 모른다. 나중에 메세지 보내 봐야 할 듯)

자 그럼 소개 하겠다. 이번에 장터에서 구한 펠리칸(Pelikan)사의 M100 흰둥이다. 만년필 촉은 EF (Extra Fine)이며 재질은 Steel이다. 촉을 검정색으로 코팅해 놨기 때문에 어떤 색의 잉크를 넣었는지 촉을 보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잉크를 몸통의 투명한 창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펠리칸 모델 중에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지금은 단종 되었다. (M150이 최 하위 모델이다.) 크기가 크지 않으므로 평소 필기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다이어리에 끼워넣고 다니면 어울릴 듯 하다. 필기감은 부드럽다. 이 한마디로 대신하고 싶다. 구매 가격은 41.5불. 원래 40불 이었는데, 배송할때 보험 들어서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1.5불을 더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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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니 실수로 M150이라고 적어 놓았다. 그런데 이녀석은 M100이 맞다.

이제부터는 펜 쇼에서 구해온 녀석들이다.
먼져 Parker에서 만든 Vacumatic 제품이다.
이 제품은 4번의 큰 변화가 있던 모델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제품은 마지막 세대인 3세데 제품이다. 희안하게 첫 모델을 0세대라고 분류 하는게 뭔가 이상한 느낌이긴 하지만, 수집가들이 3세대라고 하니 나도 3세대 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전세대 제품들은 2 tone nib (촉이 금색과 은색이 섞인) 이지만, 3세대 제품만은 1 tone nib (한가지 색갈만 사용한) 이다. 사람마다 기호가 차이가 있고, 나도 원톤 보다는 투톤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이녀석이 끌렸다. 14k 금으로 만든 제품이며, 굵기는 F (Fine)사이즈 이다. 이 만년필은 1945년에 생산된 제품으로 어머니가 태어나기 전에 생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은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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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년필을 구매할때가 가장 재미 있었던것 같다. 보통 구경하고 있으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판매하지는 않았는데, 딱 한군데서 주인 아져씨가 나에게 흥정을 먼져 걸어 왔다. 미국에서는 펜쇼에 가는 사람들을 크게 2부류로 나눈다. 사용자 그룹과, 수집가 그룹 이 두가지 부류가 가장 큰 그룹이며 먼져 나에게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부터 물어 보았다. 나는 역시나 사용자 그룹이었다. 그는 나에게 어떤 브랜드를 선호 하냐고 물었지만, 만년필 만져본지 1개월도 안된 내가 무었을 알겠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말 하면 좋지 않을 듯 해서 내 예산인 100불을 넘지 않는 만년필을 찾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몇몇 펜들을 보여 줬지만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얇은 펜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또한 상당히 낡은 펜만 보여주고 있었는데 희안하게 이녀석이 눈에 들어 오는 것이었다. 한번 적어 보라는 말에 펜을 잡아 보았는데 마음에 드는 굵기에 살짝 서걱 거리는 느낌이 드는 펜 이었다. 가격표가 궁금해서 스티커를 봤는데 한쪽면엔 $175가 다른면엔 $.75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이 가격이 175불인지 75불인지 물어 보았는데 그는 만년필 있던 주변의 만년필 가격을 쭈욱 보더니 75불만 내라고 했다. 기분좋게 사가지고 와서 이 만년필의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 웹서핑을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세대 제품들의 최저 가격대가 100불은 넘고 있었고, 나와 같은 모델이 200불이 넘는 제품도 있다라는 것 이었다. 아무래도 아져씨의 실수(?) 또는 은혜로 인해 무려 100불이나 깍아서 사게 된 것이다. 그날 들인 기름값 + 고속도로 통행료 + 밥값을 지불하고도 남는 돈이 내게 돌아온 것이다. 하하하~ 아져씨 복받으실꺼에요.


마지막 제품은 Sheaffer사의 40년대쯤 만들어진 제품이다.
별로 인기가 없는 제품인지 몰라도 정확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 단지 촉에 3이라고 적혀 있어서 그것으로 찾아 보았더니 촉은 14k 금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과 비슷한 모델이 1946년도에 생산된 제품이라고 하는것으로 보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 있는것은 만년필 촉을 만들던 사람의 센스가 촉에 들어 있는데, 촉에 하트 문양으로 구멍을 내 놓았다. 보면 볼수록 재미난 모양이다. 촉의 굵기는 EF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만년필 중에 가장 얇게 써 진다. 덕분에 가장 서걱 거리는 소리를 내 주고 있다. 크기는 앞에서 올려 놓은 M100모델과 비슷하며, 역시 다이어리에 놓고 쓰면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혹시 이 모델에 대해서 정보를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리플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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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크기 비교하기 위해서 찍은 사진이다.
비교를 위해서 Lamy 사의 Vista모델을 같이 놓았다. 처음에 Vista샀을떄는 이정도로 큰지 몰랐었는데, 내가 작은 펜들을 사서 그런지 이녀석이 이렇게 크게 보일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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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부터 Lamy Vista, Parker Vacumatic, Pelikan M100, Sheaffer ?? 이다.
??는 모델명을 모른다는 뜻이니 구박하지 마시기 바란다.

워싱턴 다녀오는 길

Posted 2008. 8. 10. 10:40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오늘 Washington D.C.에 다녀왔다.
요즘 푹 빠져버린 만년필 쇼를 워싱턴에서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6시에 기상하여 무려 왕복 6시간의 거리를 달려서 다녀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것에 놀랐고, 조금은 가벼운 내 지갑을 보면서 아쉽지만, 그래도 쓸만한 펜 2개를 구해온 사실에 즐거웠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교통량 증가로 인해서 잠시 짜증이 나 있었다. 햇볕은 무척이나 따가운데 피곤까지 겹치니 어느 누가 기분좋게 있을 수 있을까?
안그래도 신호가 걸려서 우울한데 옆을 바라보니 너무 그림같은 풍경이 펼처져 있었다.

어짜피 신호 한번 걸리면 바뀌는데 2분정도 걸리는것을 알아챈 나는 카메라를 잽사게 끄집어 내서 한 컷 (사실은 두컷 찍었는데 그중에 잘 나온 사진으로) 찍어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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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여기는 델라웨어다. 미국의 첫번째 주라고 주장하는 작은 주이다.
기름값이 필라델피아에 비해 싸서 행복했다. 겔런당 15센트 이상 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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