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주년.... 그리고 사랑하기

Posted 2010. 6. 28. 02:4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년 6월 25일
드디어 지원이와 내가 결혼을 한 날이다. 

그리고 2010년 
결혼한지 5년이 막 지나 6년째가 되는 지금, 하필이면 이 주에 목사님이 결혼에 대한 설교 및 행동(?)을 하셨다. 문제는 우리 색시가 지금 싱가폴에 학회를 가셨기 때문에 나 혼자 들었다는것 정도? (참고로 지원이는 주로 결혼기념일에 학회를 가고 계신다. 방학때를 노린 교수들의 외유 일까? 이맘때 중요한 학회들 참 열심히들 하신다.) 

사실, 목사님의 설교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아마도 목산교회나 수명산 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리라.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 교회 사람들은 못 들었을 내용. 그중에 중요한 내용만 추려 보자면

1. 결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을 배우라고 준비해 주신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사랑은 본능이지 그것도 배워야 하는것이냐고 한다면, 그대는 사랑이 뭔지 아직 모르는 것일듯.)

2. 남편을 하나님이 머리로 명하신것은 남편에게 예수님이 교회를 사랑 하셨듯 아내를, 가족을 사랑하라는 의미이다.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지원이의 친구 혹은 선배들의 증언을 듣다보면 참 슬퍼진다. 결혼한지 5년이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더 행복하고, 더 사랑스럽다는 커플은 우리가 유일하다는 말을 여러명에게서 들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더군다나 그들은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을 믿는다는 분들이다! 그런데 행복해 보였던 커플들의 아픔을 눈으로 목격하고 나서는 점점 결혼에 대해서 걱정이 커 진다고들 한다. 왜? 왜 교회안에서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못 보는건가?

사실 위에 써 놓은 두가지만 알아도 결혼생활에서 필요한 행복의 조건 절반은 충족되었다고 생각 한다. 사랑이 배워야 한다는것, 그리고 남편이 더 사랑해야 한다는것. 사랑이 왜 배워야 한다는것인가? 흔히 말하는 사랑=섹스라고 하는 남정내들 역시 즐겁게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 '배우고 연습하고' 할것이다. 하물며 육체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상대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품어줘야 한다. 고기도 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아는바.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또한 남편이 가정의 머리라는 설교. 지원이가 한국에 살때, 그리고 나와 연애할때 이런 내용만 설교에 나오면 울 지원이는 치를 떨었다. 왜냐구? '대한민국'의 목사님들의 대부분이 이 문구를 인용할때는 항상 '복종하라'를 주장하라고 하시려고 인용하셨기 때문이다. 

어이 목사님들, 목사님들 국어성적 몇점? 내가 보기에 50점 넘으셨으면 컨닝 하신겁니다. 아니면 MB식 사고방식? 암튼 보고 싶은것, 듣고 싶은것만 보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전체 문맥으로 해석을 하셔야죠. 문맥상 남편에게 머리가 되라 하신다음에 나오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되, 예수님이 교회를 사랑하듯 사랑하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교회를 위해서 하신 행동이 뭐죠? 설마 모르신다구요? 그럼 일단 목사직 사퇴하고 다시 성경책 읽으시구요. 

정답은, 십자가에 매달려 대신 죽으심 이죠!!!

그게 뭐냐고 하신다면, 가족을 위해, 아내를 위해 작은것 하나 포기 못하시는것이 없으신데 머리라고 복종만 하라고 하신다면 당신들이 치를 떠시는 김일성 수령동지 만도 못하신 겁니다. 그게 바로 독재요, 그게 바로 폭군인 것입니다. 그렇게 살지 못하신다면 당장 목회 고만 두시고 가정사역에 전혀 힘쓰시며 자신에게 상처받은 가족들과 아내에게 회개하시며 용서를 구하시는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교회의 근간은 믿는 가정입니다. 
하필이면 제 결혼기념일이 있는 주간에 이런 설교를 하시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참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도 이맘때 결혼 하셨나 보던데, 결혼 35주년이라고 하시면서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지 부럽네요. 

지금도 그렇지만 저도 30년 뒤에 지금의 울 목사님 보다 더 즐겁고 아름답게 사랑하면서 다른 이들 앞에서 나만큼만 살아 봐라고 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지금 캘리포니아에 잠시(?) 머물고 있고, 오래 지나지 않아서 떠날것 같기에 일부러 큰교회 한번 다녀보자 하고 saddleback church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큰 교회도 건강할 수 있구나 하는것을 느끼고 있구요. 많은 한국 목회자들이 이 교회의 성장을 배우러들 오고 계시는데, 개인적으로는 교회의 양적 성장을 부러워 마시고, 목사님이 아내 사랑하는것좀 배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교회당 건축에 전혀 신경 안 쓰시는 모습이랑요. 

그리고 여보야~ 언제나 그렇지만 자기가 나 사랑하는것 보다 내가 더 사랑하는것 알지?
어여 안전하게 돌아오세요~